1995년 5월 30일 미국 플로리다 남부의 케네이 우주센터에서 발사될 예정이었던 우주왕복선 디스커버리호가 갑자기 격납고로 향한다. 그리고 며칠 후 같은 해 6월 8일, 우주왕복선 디스커버리호의 발사가 돌연 연기되었다. 발사를 앞두고 최종 점검에 나선 발사대 운영팀이 연료탱크 단열재에 크고 작은 200여개의 구멍을 발견하게 된다. 깜짝 놀란 운영팀이 즉시 발사 카운터다운을 중단시키는 기상천외한 초유의 사건이 발생하게 된다. 그리고 그 이유는 다소 황당하게도 ○ ○ ○ ○ 였다. 이 사건은 자연과 기술의 충돌이라는 흥미로운 사례로, 우주 탐사의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에피소드 중 하나로 기록되었다.
우주왕복선 발사를 지연시킨 기상천외한 사건
1. 자연의 습격
디스커버리호의 외부 연료 탱크를 덮은 단열재에서 무려 200여개의 구멍이 발견되었다. 이 구멍들은 발사대 주변에서 발견된 딱따구리 둥지와 관련이 있었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리고, 알고 보니 범인은 노란깃 딱따구리 한 쌍이었다.
플로리다 남부는 따뜻하고 습한 기후 덕분에 다양한 야생동물과 조류가 서식하는 천국으로 알려져 있다. 둥지를 찾던 딱따구리 부부는 거품이 굳은 형태의 발포 절연체가 둥지를 만들기에 적합해 보였는지 여러 곳에 집요하게 구멍을 뚫었고, 어떤 곳은 깊이가 10cm에 달했다고 한다.
딱따구리는 단열재의 재료인 알루미늄을 쪼아 둥지를 만들기 위한 재료로 사용했다. 이 과정에서 단열재에 구멍이 생긴 것이다. 초당 16회나 나무를 쪼는 딱따구리는 생각보다 잘 뚫리지 않자 적절한 지점을 찾아 마구 쪼아댄 결과였다.
2. NASA의 대응
이에 놀란 NASA는 딱따구리를 쫓아내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시도했다. 딱따구리의 천적인 올빼미 모형과 풍선을 곳곳에 배치하고, 올빼미 모형과 피리를 사용해 딱따구리를 유인하고 쫓아내는 작전을 펼쳤다. 하지만 딱따구리의 번식기가 겹치면서 둥지를 완전히 철거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발사대에는 감시자를 24시간 동안 배치했다. 뿐만 아니라 케네디 우주센터 활주로 주변에 조류 감지 레이더와 원격 조정 소음 대포를 추가로 설치하고, 케네디 우주센터 상공의 새와 발사 정보 등을 조류 감시자와 우주왕복선 승무원, 항공 관제사에게 수시로 전달하도록 했다. 또한, 새들의 먹이인 개미와 곤충이 눈에 띄지 않도록 발사장 주변의 풀도 자르지 않았다
3. 발사 연기
NASA는 단열재를 완전히 복구하지 못한 채로 발사를 강행할 수 없었다. 단열재의 구멍은 연료 누출로 이어질 수 있으며, 이는 우주왕복선의 안전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 결국 NASA는 발사를 연기하고 단열재 복구 작업을 계속했다.
결국 이러한 모든 조치를 취하다 보니, 메모리얼 데이(5월 마지막 주 월요일)에 맞춰 발사를 계획하던 일정은 전면 취소되었고, 전체 수리를 거쳐 한 달이 넘는 7월에야 비로소 다시 발사를 진행할 수 있었다.
4. 결론
이 사건은 자연과 기술이 공존하는 우주 탐사의 어려움을 보여주는 사례로, NASA는 이후 발사대 주변의 생태계를 보호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했다. 또한, 이 사건은 우주 탐사가 단순히 기술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다양한 외부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딱따구리가 우주왕복선 발사를 연기시킨 사건은 자연과 기술의 충돌이라는 흥미로운 사례로, 우주 탐사의 역사에서 중요한 교훈을 남겼다. 이 사건은 우리에게 자연과 기술이 공존하는 방법을 고민하게 만드는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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